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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4. 22. 14:18

 

 아기에게는 안과 밖이 무의미하다. 일단 몸이 그렇다. 가장 중요한 머리조차 대천문과 소천문이 열려 있는 판이니 말이다. 아직 여물지 않은 뼈 사이로는 몸 안의 숨이 팔딱팔딱 뛰어나온다. 탯줄이 떨어져나간 자리에 만들어진 배꼽은, 금방이라도 뱃속을 보여줄 것처럼 아슬아슬하게 검은 안쪽을 가지고 있다. 방금 먹어 안으로 들어간 우유가 바로 입밖으로 게워져 나와있기도 하고 

 안과 밖이 가장 무의미할 때는 외출할때다. 아기에게는 바깥세상이 똥오줌을 가려눠야 할 곳이라거나 옷을 갖춰입고 나가야 할 곳이 아니기 때문에, 안에서와 똑같이 산다. 안에서나 밖에서나 비슷한 옷을 입고 같은 곳에 배변하고 잠도 (오히려)잘 잔다. 

 아기를 보다보면 안팎 구분 없이 사는 게 얼마나 편한지 실감하게 된다. 밖에 나갔다고 눈치를 보거나 다르게 행동할 일 없이 그대로 사는 것. 안과 밖을 인위적으로 나누지 않고 사는 것. 세상을 아기처럼 단순하게 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