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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3. 29. 15:56

 

 맡은 프로그램이 처음으로 관계자 징계를 받았다. 프로그램이 특별히 무언가를 잘못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저 또 다시, 그럴 시기가 되었을 뿐이다. 사명감도 지향점도 사라진 지 오랜데 왜 내가... 하고 갑자기 피로감이 몰려들 때가 종종 있어 최근 재밌게 읽은 위화의 <형제> 서문을 곱씹는다. 이 한 문장을 붙들고 적당한 책임을 지며 시간을 건너가야겠다. 

 

 "저는 세상 사람들이 모두 취했는데 저 혼자 깨어 있다고 생각하는 건 웃기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사회가 병들었다면 그 사회 구성원 역시 병들었을 테고, 다른 부분이 있다 한들, 그저 증세가 다를 뿐이겠지요. (중략) 노르웨이 작가 입센이 '모든 이는 자신이 속한 사회에 책임이 있고, 그 사회의 온갖 폐해에 대해 일말의 책임이 있다'라고 한 말이 생각납니다. 그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면서 내가 왜 <형제>를 쓰게 되었는지 답을 얻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내가 병자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