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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7. 15. 15:14

꼭 잡아.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는데 누군가 꼭 잡으라고 말한다. 옆을 쳐다보니 세 살정도 되어보이는 아기가 엄마의 목에 팔을 두르고 있다. 엄마는 다시 한번 아기에게 말한다. 꼭 잡아. 꼭 잡아야 돼. 우리 이제 같이 횡단보도를 건널거야.

 

꼭 잡아야 해.

서로를 꼭 붙든 채 횡단보도를 건너는 엄마와 아기의 뒤를 따라 걸었다. 그들의 뒷모습은 너무나 조심스러워 마치 아주 크고 험한 강을 함께 거슬러 건너는 것만 같았다. 하긴, 소중한 것들은 언제나 꼭 잡아야 한다. 우리는 서로를 꼭 잡지 않으면 이 짧은 횡단보도조차 무사히 건널 수 없을만큼 나약하니까. 가족, 친구, 연인, 동료, 누구든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라면 잊지 말고 언제나 서로를 꼭 붙들어야 한다. 꼭 잡아, 하고 계속해서 잊지 않게 말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느샌가 매듭이 약해지고 옅어져 꿈에서나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더 이상은 함께 건널 짧은 횡단보도조차 남아 있지 않은 곳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