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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 10. 17:07

 

 

*꿈

박근혜에 이어 꿈에 이병헌이 등장해 무언가 짧은 단답형의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대사는 기억이 나질 않는데 3음절 이내의 아주 짧은 단어였다). 뭐지 심리적 대사면의 기간인건가. 이제 MB가 나올 차례인가. 웰컴입니다 각하. 

 

*요리

지난해 나 자신을 위해 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것만은 아녔다. 갈비찜을 두세 번 성공하고 며칠 전엔 묵은지 등갈비찜을 완성했다. 고기로만 끓이던 미역국을 대합으로 끓여보기도 하고 시금치를 무쳐보기도 한다(세 번 무치면 세 번 다 실패지만). 자신의 삶을 가꾸는 데 요리만한 기술이 없다. 여전히 너무 못하지만 그래도 꾸준히 시도해보는걸로. 밀키트로 연명하는 할머니가 되고싶진 않다. 

 

*책

톨스토이의 <고백>, 문학동네의 두 밤(<밝은 밤>/<긴 긴 밤>)을 읽다 울었다. <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역시 아주 재밌게 읽었는데 예전에 샀다가 읽지도 못하고 이사하며 처분했었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되었다. 아 과거의 나여... 

 

*영화

영화관을 거의 가지 못했다. 그 와중에 프렌치 디스패치는 텍스트로 읽었으면 좋았으련만 너무 현란해 두 시간 넘게 버틸 수가 없었다. 

 

*사건

연말 건강검진에서 이상항목이 너무 많이 등장한 것. 압권은 녹내장 의증이었는데 동네 안과에서 한 시간동안 정밀검사를 받고 무사 판정을 받았다. 기다리는 동안 갖은 디스토피아적 상상에 시달리다 마침내 진료를 다시 보러 들어갔을 때, 의사의 얕은 한숨에 세계가 뒤흔들리는 것만 같던 그 기분이란.

 

*실패

밀가루 줄이기. 피터팬 베이커리 시오빵... 몽쉘x노티드...테라로사의 피칸파이와 치즈케이크... 새로 생긴 일디오 휘낭시에...

 

*성공

운전. 35세의 가장 잘한 일. 언니네이발관 앨범을 넣고 혼자 처음 운전했을 때의 그 기분, 음악이 통째로 새롭게 들리는 경험을 했다. 뒤늦게 라디오를 재밌게 듣고 있기도 하다(라디오는 역시 에스비에스다). 청취자들이 '내리려다 못 내리고 있어요' 문자 보내면 뻥인 줄 알았는데 정말 내가 그러고 있을 줄이야. 김창완 아저씨의 라디오 중에 임희윤 기자님이 출연하시는 제목없음 코너를 듣다 정말 내리지 못했다. 결의 Broken 이라는 노래가 흐르고 있었기 때문에. 여튼 운전한지 몇 달 안되었는데 면허 만료일자가 다 되어간다. 12년도 파업 때 땄었지 아마. 이젠 기억하기도 싫은 두 번의 파업이지만 그래도 나쁘기만 한 건 아녔네. 

 

*잘한 일

동네 보육원에 크리스마스를 기념해 도미노를 돌린 것. 휴직 상태라 넉넉하지 않았는데 연말 성과급이 일부 들어와 바로 실행했다. 크리스마스를 코 앞에 두고 문의했는데도 이브날 점심, 저녁에 특별한 후원이 들어온 게 없다고 했었다. 50만원이 채 들지 않았는데 작년에 가장 기쁘게 쓴 금액. 올해 크리스마스에도 계속하리. 

 

*다짐

연말연시에 들었던 조급증이 사라지면서 마음이 좀 나아졌다. 복직 전까지 운동을 일주일에 두 번은 하고, 요리는 나아질 때 까지 계속 시도해보고, 취미 잡문 쓰기 역시 일주일에 두 번은 쓰기로 했다. 한 시간을 앉아있으면 A4 한장 반 정도를 쓸 수 있으니 일주일에 두 시간만 쓰면 가능하다. 쓰지 않다보면 나 자신을 위해선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처럼 느껴지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