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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0. 3. 10:59

 

 친구들과의 저녁 자리에서 A가 남긴 한 마디. "총명했던 눈빛이 다들 동태처럼 되어가지구..." 당시엔 흘려들었는데 자리가 파하고 난 후 한 문장이 주렁주렁 옷깃 뒤에 매달려 집에까지 따라왔다. 직접적으로 누군가를 지칭한 건 아녔지만 왠지 어깨가 움츠러들었다. 나이가 들고 몸의 연식이 더해갈수록 여기저기가 낡아가는 건 당연하지만, 사라져가는 눈동자의 윤기엔 왠지 마음이 아린다. 어린이들의 눈을 매일 쳐다보기에 더 강렬하게 느끼게 되는 눈동자의 꺼진 빛. 눈을 감았다 뜰 때의 반짝거림, 검은자위의 뚜렷하고 감동적인 모양, 실핏줄 하나 비치지 않는 깨끗한 흰자같은 것들은 내게서 멀어진지 오래다. 린량의 <작은 태양>을 며칠째 겨우 읽으며 눈을 한참 비빈다. 작은 태양빛 하나 눈에서 돋아나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혼잣말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