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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6. 3. 14:30

 

 요즘 동네 놀이터에는 나의 정적이 산다. 다섯살짜리 여자아이, 주로 자신이 통제하고 명령하기 쉬운 네살들과 어울려 놀길 좋아한다. 니가 저기 가서 돌멩이 주워 와! 아니야 거긴 가지 마! 내가 일등이고 너는 꼴찌야!... 같은 대사를 남발하는 골목대장 통제형 캐릭터. 놀이터 사교생활 일년여만에, 네살 아이들 대신 서른 여섯살이 발끈해 버렸다. 자려고 누운 밤에 아닌 척 우리집 네 살에게 살며시 물어본다. "ㅇㅇ이랑 노는 거 어때? 막 시키고 그래서 싫지는 않아?" "그래도 난 같이 노는 게 좋은데. 재밌는데?" "..."  이 무슨 영화 <우리들>같은 경우인가. 

 온 세상에 죄다 굽신굽신 지고 다니면서 동네 다섯살에게는 지기 싫어하는 서른 여섯살의 나. 같이 요이땅 달리기라도 하면 진심을로 달려버린다. 집에 와 이상하게 발바닥이 아파 집에 와 걸음수를 보면 만 이천 보(절반은 다섯살에게 지기 싫어 뛰었을 것이다). 추앙이고 해방이고 자시고 동네 다섯살부터 환대해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