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main image
분류 전체보기 (177)
A (177)
Visitors up to today!
Today hit, Yesterday hit
daisy rss
tistory 티스토리 가입하기!
2021. 6. 3. 11:54

서재 벽에 붙어있는 부부의 여행사진을 보던 첫째가 신나는 표정으로 말한다. "엄마 아기 낳고 못생겨졌어". 예전에 여행사진을 보여주며 이 사진들은 엄마와 아빠가 아기'들'을 낳기 전에, 젊었을 때 찍은 거라고 얘기했던 걸 기억한 모양이다. 뭐...? 잘못 들었나 싶어 다시 한 번 물었다. "엄마가 아기 낳고 못생겨졌어?" 아기는 태연하게 확인해준다. "응". 믿을 수 없다. "그럼 아빠는?" "아빠는 생겼어" (억울하다).

아기들 눈이 세상에서 제일 정직하다더니...아무리 집이라지만 립밤이라도 바르고 있어야 하는건가. 안그래도 못생겨졌다는 얼굴을 더 못생기게 일그러뜨리고 있으니 아기가 멋쩍은 표정으로 급히 정정한다. "아니야 아니야 엄마 생겼어". 팔다리를 가누지 못하고 버둥거리는 둘째를 안은 채 얼굴을 바싹 들이밀었다. 엄마 진짜 못생겨졌어? 아직 초점맞추기 기능이 덜 완성된 둘째가 화들짝 놀라며 눈동자와 입을 한껏 모으더니 사시가 된 채로 얼어붙어 한동안 내 얼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