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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2. 27. 09:50

 

일찍 일어난 김에 이것저것 둘러보던 아침 나절, 외신 토막 중에 임파서블 익스펙테이션 오브 마더스.. 가 눈에 밟힌다. 토요일 아침 덜 끝낸 편집을 마치러 출근했다 집으로 돌아가기 전 급히 읽었던 <황노인 실종사건>의 한 대목과 함께. 아이를 키우며 산지 만으로 4년, 여전히 덜 죽은 자아가 가끔씩 꿈틀댈 때마다 날카로운 것을 찾아 급히 찌른다. 비대한 풍선처럼 부풀어있던 스스로의 자아의 한 부분을. 진짜 부풀어있긴 했던 모양인지, 빠지고 꽤 빠져 부피가 조금 줄긴 했다. 그래도 아직은 멀었다. 읽기는 해도 쓰는 일은 줄인다. 자아를 부풀릴만한 먹잇감은 주지 않는다. 좋은 과정인지 아닌지는 모른다. 다만 그러지 않으면 안 될 뿐... 

"Young Koreans have well-documented reasons not to start a family, including the staggering costs of raising children, unaffordable homes, lousy job prospects and soul-crushing work hours. But women in particular are fed up with this traditionalist society’s impossible expectations of mothers. So they’re quitting." 

 

"그 시절 불안했다. '나는 누구며 무엇을 하고 살 것인가?'가 십대 후반 이후로 계속 미확정이었다. 돌이켜보면 미경의 결혼은 아버지로부터의 탈출이었다. 아이를 낳아 기쁘고 바쁘며 힘들었지만 그 질문은 여전히 살아있었다.(...) 당시 그 질문에 대해 미경이 할 수 있는 유일한 한 가지는 자신의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늘 잠이 모자란 시절이었지만 밤잠을 자다가도 깨면 부뚜막에 양은 밥상을 펴고 앉았다. 겨우 확보한 조각 시간에 기껏해야 책을 읽거나 뭔가를 끄적였다. 그 끄적임의 소재는 무엇이었을까? 아마 아기를 포함해 뻔한 일상을 적는 일기 비슷한 글이거나 답이 없는 질문들이었을 거다. 다만 자신을 들여다보고 그에 대해 끄적이는 게 미경에겐 절박했다.(...) 자신 안에 있는 딱딱한 이기의 깡치, 혼자 있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 궁극적으로는 자신이 가장 우선. 목숨은 내놓을 수 있어도 자아는 포기할 수 없음. 응어리라는 표현으로는 도무지 성이 안 차는, 새까맣고 딱딱한 알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