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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9. 2. 15:25

 

 혼자 인천공항엘 왔다. 혼자서 외국에 나가는 게 정말로 10년만이다. 그간은 출장을 다니거나 여행을 다녀도 동료들이나 가족들이 늘 동행했다. 이번에도 출장이긴 하지만 혼자 캐리어를 끌고 비행기를 타는 감각이 낯설다. 처음으로 혼자 외국행을 결심한 사람같다. 

공항철도에서 내리며 여객터미널로 들어서는데 설레임 비슷한 기분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출장이 아니라 혼자 여행을 간다해도 아주 두근거릴 것 같지는 않다. 거꾸로 집으로 가는 방향의 공항철도를 탈 때는 설레기 시작할지도 모른다. 

 출국 당일 오전까지 정신없이 소아과를 데리고 갔다 돌아오는 길에 큰 아이가 말했다. 아휴 나는 그래도 우리 집이 제일 좋은 것 같아. 근데 왜 집이 좋을까 생각해봤는데 아무래도 익숙해서 그런 것 같아. 아직은 만 네살이긴 하지만, 집이 언제나 그런 곳이었으면 좋겠다. 익숙하고 편안하고 돌아오면 언제나 휴우 하고 한숨이 나오며 마음이 놓이는 곳. 매일 부대끼고 한김 식은 땀냄새가 나고 베갯잇엔 때도 스며있지만 그래도 떠날 때 못지 않게 돌아올 때 기쁜 곳. 

 10년만에 혼자 인천공항에 앉아 지난 10년간 무얼 했나 가만 생각해보니, 뚝딱뚝딱 내 집을 만드는 일이 아니었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