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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12. 17. 00:13


 시사교양국이 부활했다. 


 5년 만이다. 2012년에 해체됐으니. 조직도를 한참 보고 있자니 이제서야 끝이 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 개인, 선배가 아니라 막연하게 그 이름에 가지고 있던 오래된 미안함과 죄책감. 무너져가는 곳에서 살아보겠다고 난파선에서 혼자 열심히 백기 흔들고 구명보트 던져 뛰어 나왔다는 속상함 같은 것들이... 아주 조금은 덜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씨지실에 갈 일이 있어 3층 복도를 지나다가 오랜만에 시사교양국 청소 아주머니를 만났다. "다 돌아오는데 자기는 안 돌아와?" 하신다. 여의도 시절부터 시사교양국을 청소하시던 분이다. 불만제로에 물건이 나오면 제일 먼저 와서 저건 안 파는거야..? 하고 조심스럽게 물어보시던 분.  일본산 수산물 편을 하느라 냉동 생선을 박스째 쌓아놨다가 촬영이 끝나고 드리니까 너무 좋아하시며 가져가셨더랬다. 지져 먹고 볶아 먹고 한참 먹어도 되겠다며...생선 종류가 뭐였더라. 


 네 저는 안 돌아가요... 하자 그래도 거기 피디들이 더 순하고 일하기도 좋지? 하신다. 아마 아직도 내가 작기인줄 아시는 모양이다. 설명하기도 민망해서 네 맞아요... 지금 있는 데가 더 좋아요, 자주 놀러 올게요 하고 돌아섰다. 이제는 챙겨드릴 생선 같은 것도 없는데 왠지 마음이 쓰인다. 


 이제는 정말로 끝이 난 것 같다. 혼자만의 조용한 푸닥거리가 조금 길었다.